Desert Flower 3

( James T. Kirk X Montgomery Scott )











포토로스, 스콧이 작고 귀여웠던 비글에게 딱히 원한이 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독 제 형제들 중 가장 작게 나왔던 그 아이를 더 예뻐했다면 예뻐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랬다. 이건 최후의 보루라고. 그 애의 목줄에 칩을 끼워 넣으며 스콧은 그렇게 생각했다. 제발, 짐작했던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




"당장 그만두지 못해?!!"



고함을 지르는 아처의 얼굴은 성난 야차 같았다. 그리고 트랜스워프 전송장치 위에 얌전히 앉아있는 포토로스를 보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까만 눈동자로 저를 보고 있는 가련하고 여린 생물을 본다. 그리고 그는 마른 침을 삼키며 독하게 고개를 돌리고 아처를 노려보았다.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넌 내 말을 들어야해, 몬티. 내 말을 들어야 한다고!"

"저게 당신 손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한데 나보고 그걸 보고만 있으라고요?! 아니지, 저걸 내가 당신에게 퍼다 준 꼴이니 나도 공범이 되겠군요. 그러니까 내가 마무리 짓겠다는 거예요. 욕심 부리지 마요, 아처. 저, 저저, 저 칩이 당신이 목숨처럼 아끼는 저 개랑 같이 공중분해 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넌 내가 만들었어!!!! 내가 발견했다고!!!!"



독기를 품은 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스콧의 손이 워프 전송 버튼 위에 올라왔다. 이걸 전송하고 나면, 전송하고야 만다면 일어날 뒷일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지금 아처의 표정만 봐도 그랬다. 머리끝까지 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한 채 빨갛게 달은 얼굴과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 쥔 손이 그랬다. 스코틀랜드 깡촌에서 올라온 뭣 모르던 스콧을 발견해 스타플릿에 넣어주고 지금까지 돌봐준 것처럼, 그는 언제든지 자신을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제가 은혜라는 이름으로 그의 욕심을 채워줄만한 무언가를 까치처럼 물어다 줬더 모든 일들과 함께 쓰레기통에 밀어 넣어 버리겠지. 자신의 오명을 지워내기 위해 무엇이라도 할 사람이라는 걸, 스콧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당신을 아버지처럼 생각했어요, 아처."



버튼을 누른다. 빛에 휩싸인 개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좌표를 찍지 않은 그 애의 행방은 알 수 없다. 공중에 분해되거나, 스타플릿의 기밀문서를 품은 채 또 다른 세상에 떨어질지도 모른다. 사라지는 포토로스를 보는 아처의 얼굴에 황망함이 가득했다. 스콧은, 차라리 눈을 감았다.



"미안해요."



그렇게 스콧은 델타베가로 보내졌다.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모든 마음이, 어떠한 헤어짐은 다 그런 식이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언젠가의 추억이 되고, 그 위에 또 다른 마음이 덧대어지면, 어느 순간 흔적조차 남지 않게 사라져 버릴 것이다. 열정은 식을 것이고, 갈망은 잦아들며, 상처는 아물게 될 것이다. 시간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 스콧은 그렇게 믿었다. 커크의 마음도 언젠간 사라질 것이다. 그는 매력적이고, 그만큼 충분히 어울리는 괜찮은 사람을 만나 좋은 가정을 꾸릴 것이다. 자신이 만들어 줄 수 없는 그 평화와 행복을 누릴 자격이 커크에겐 있었다. 스콧은 차라리 잘되었다 싶었다. 이렇게 잊혀지는 게 차라리 그에게는.... 그렇게 되뇌고 스스로를 세뇌하다보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단 하나의 의문뿐이었다.


그럼 나는?




***




흐르는 눈물이 시야를 가렸다. 스콧은 소매로 눈을 비볐다. 눈자위 주변이 벌겋게 올라왔다. 좋아, 좋아. 그는 중얼중얼 거리며 패널에 손을 빠르게 놀렸다. 통신을 넣어야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린다면.... 그렇게 생각하다 또 멈춘다. 알려서 좋아질 게 뭐가 있을까. 엔터프라이즈를 이곳에 데려올 수는 없다. 물론 스콧은 안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 앞뒤 가리지 않고 찾아올 자신의 동료들을, 이 절절한 메세지들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같이 어둠에 빠지는 거지. 스콧은 다시 손을 놓는다. 만약 알리지 않는다면, 자신은 여기에 남겨져, 크루들은 이 주변을 멤돌면서 덧없는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야 그렇다 쳐도 저 밖에 사람들에게 그만한 낭비가 또 있을까. 세 시간에 일 년, 하지만 더 지나면 한 시간이 일 년이 되고, 한 시간이 십 년이 되고... 스콧은 다시 멈췄던 손을 움직인다. 통신을 보내야지, 적어도 마지막 인사 정도는...


하지만 상황은 스콧이 생각했던 것보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마지막 메세지를 본 게 30분 전, 하지만 더 쌓이는 메세지는 없었다. 저 밖의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크루들이 메세지 보내길 포기했던가, 그게 아니면 이미 통신이 블랙홀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반증일 가능성도 있다. 통신의 기본 원리는 전파의 송신이었다. 하지만 블랙홀 아누비스의 거대한 자기장이 메세지들을 흡수했을 가능성이 다분했다. 그건 여기서 쏘아 올릴 통신 역시 엔터프라이즈에 닿지 못할 확률이 높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젠장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스콧은 중얼거리며 패널 아래를 주먹으로 쳤다. 


최대한 냉정해지려고 노력하며 스콧은 머리를 굴렸다. 통신을 보낼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마땅히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있고 초조함으로 배 안이 니글거렸다. 식도로 넘어오는 토기를 참아내며 그는 초조하게 가슴 위를 쓸어 내렸다. 그러다가 손가락에 걸리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주머니 안으로 걸리는 것을 꺼내보자 칩이었다. 이시스에서 가져온 모든 데이터들이 집약되어 있는 칩. 스콧은 빠르게 그것을 시스템에 구현 시켰다. 패널 위에 떠오르는 많은 데이터 중 장거리 통신 기술을 찾아냈다.



'소형 웜홀을 통해 전파를 전송한다.'



패널 위로 떠오르는 수많은 공식들을 훑어보며 스콧은 그들의 기술이 트랜스워프 공식과 비슷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시공간을 왜곡시켜 함선을 발진시키는 워프 시스템에 착안한 트랜스워프를 더 구체화 시킨 것과 비슷하다. 시공간에 작은 구멍을 뚫어 그 웜홀 안으로 전파를 전송시키는 방법으로 먼 거리에도 짧은 시간 안에 메세지를 전달 하는 것이었다. 이게 통한다면. 스콧은 빠르게 패널을 만지며 통신 시스템에 그 공식을 적용시켰다. 다행이 시스템은 작동했다. 만약 크게 문제가 없다면 자신의 메세지는 엔터프라이즈에 전달될 것이다. 물론 엔터프라이즈 위치를 알지 못하니 좌표를 설정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가장 가까운 연방기지 엑세스로 보낸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전해질지도 모른다. 스콧은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보았다.



"좋아요, 제군들. 오랜만이에요. 만약 이 메세지가 전해진다면...."



그렇게 유언을 남긴다.


이제는 나를 쓰레기처럼 버려달라고.




***




전송 버튼을 누르고 스콧은 한숨을 쉰다. 다행이 메세지를 녹음하는 내내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혹여나 눈물을 흘린다면 그 때 밀려올 원망과 설움이 입술 밖으로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참아내서 다행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하기 무섭게 목 안에 꿉꿉하게 눌러 놨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토해지듯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으욱, 으으.. 흐어어... 입술 사이로 나오는 비명 같은 울음은 끝날 줄을 몰랐고 패널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손가락이 바득바득 패널 끝을 긁어대고 결국 무릎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울음소리와 함께 지금껏 이성으로 억누르던 본심들이 쏟아져 바닥에 뿌려진다.



"살고 싶어요, 살고 싶었어요. 흐욱, 흐으으... 이렇게 잊혀지고 싶지 않아. 살고 싶어. 제임스, 짐, 나를 구해줘요. 그 때처럼. 나를.. 나를 거기서 꺼내줬잖아요. 흡, 흐윽, 왜 이번에는 그렇게 못해요. 왜 나를 그냥 내버려 뒀어요. 흐어어엉, 싫어요. 무서워, 무서워서.. 이렇게 잊혀져서 혼자 죽는 건 싫다고요. 싫었단 말이야. 살려주세요.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까, 살려줘요. 살려주세요.... 제발."



절망 가득한 애원은 알람소리와 함께 사그라진다. 위험을 감지한 선체에 비상 알람이 울린다. 얼굴에 범벅인 눈물과 콧물을 닦아내고 스콧은 몸을 일으켜 밖을 보았다. 그 순간 모든 생각은 멈추고 눈앞에 위협적이면서 생소하고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땅 위에 깔려 있던 파란 모래들이 공중에 솟구친다.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파란색 벽이 경계 없는 하늘을 가리고 맹렬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중력 이상으로 인한 거대한 모래폭풍이었다. 그를 집어 삼키려는 것은 저 하늘 밖의 검은 구멍만이 아니었다. 이 땅, 저를 받아주었던 이 별의 땅마저 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나는 할 만큼 했어. 입사이로 씨근거리며 스콧은 헬멧을 잡아 썼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자신을 공격하는 페이저 빔에서 튕겨져 나와, 살아보겠다고 이 땅에 불시착을 했고, 될 지 안 될지도 모르는 통신 장비를 가지고 씨름하며 유언까지 남겼다. 그 동안에 시간은 가고 있었고, 지금 저 밖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도 이렇게 살아 있다. 독하게도 살아남았다. 이쯤 되자 스콧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운명을 관할하는 신이 아마도 아처를 닮은 모양인지,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난 자신이 그의 오점이라도 되는 마냥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저 하늘의 누군가의 뜻이라면, 스콧은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죽음은, 두렵지 않았다.



"씨바알!!! 그래, 덤벼 봐!!! 그렇게 날 죽이고 싶으면 어디 한 번 해보란 말야!!! 날 집어 삼키라고!!!!"



스콧은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발악하듯 악을 쓰는 스콧의 목소리는 모래와 바람이 내는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헬멧의 벽에 부딪힌 채 그의 귀를 먹먹하게 만들 뿐이었다. 스콧은 헬멧의 유리벽 위에 눈물이 떠올라 붙는 것을 보았다. 그는 차오르는 숨을 고르려 심호흡을 몇 번이나 했다. 공포를 가라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애써 태연한 척 눈을 감았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렸다. 모래의 벽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겸허히 그것을 끌어안았다. 스콧의 작은 몸이 파란 모래 안으로 잠식했다.




***



모래 폭풍은 모든 것을 허공에 던져버렸다. 공중에 떠올랐던 셔틀은 다시 바닥으로 고꾸라지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남아있던 식량과 물, 그리고 모든 시스템을 분사시켜 쓸모없이 만들어 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콧은 살아남았다. 그 셔틀의 파편 아래에 숨이 붙은 채 눈을 떴다. 기절을 했던 것 같은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도 저 밖의 많은 시간을 낭비했을 것이다. 몸은 좀처럼 움직이기 힘들었다. 팔 다리를 잠깐 빼내는 것으로 모래에 파묻히는 몸을 꺼냈지만 바람과 함께 밀리는 모래들은 다시 그의 몸 위로 차곡차곡 쌓여갔다. 질기기도 하지, 내 목숨. 그는 헛웃음을 치며 하늘 위를 올려다보았다. 하늘 위에 커다란 흰 행성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뒤로 동공을 연 채 눈을 부라리는 누군가의 검은 눈을 보았다. 



'졸려.'



뻑뻑한 눈꺼풀을 감았다 뜨며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기적처럼 그는 파란색 안에 담긴 채 살아남았다. 아까 했던 울부짖음이 떠올라 스콧은 설핏 웃었다. 살려줘요, 짐. 그렇게 말하고 나자 정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의 새파랗고 청량한 눈을 떠올렸다. 차갑던 델타베가에서 저를 꺼내주었던 기적 같았던 사람의 눈동자를. 자를 열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불꽃보다 더 뜨거움을 담고 있었던 깊은 바다 같은 눈동자, 이제는 이 별의 모래와 닮아있는 그것을. 내 원망을 들은 당신의 자비로운 기적이었을까, 아니면 오랜 시간동안 당신을 괴롭혀 왔을 나란 존재에 대한 고문일까. 하지만 그게 어느 것이라도 좋다. 그냥, 지금은 다시 한 번 통신을 한다면 그저 묻고 싶을 뿐이다.


정말로 나를 잊었는지...


아직도 나를...




***




[MESSAGE 1. 좋아요, 제군들. 오랜만이에요. 이 메세지가 전해진다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길 바래요. 나는 아누비스 블랙홀 근처 행성에 불시착 했어요. 어... 어딘지는 말 안 할 거예요. 왜냐하면, 멍청한 함장을 포함해서 모든 크루들이 발 벗고 나를 찾겠다고 나설 텐데,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당신의 희생을 나한테 부담으로 얹어주지 마세요. 부탁이니까 여기 있는 나를 그냥 내버려 두세요. 좋아요, 내 말을 듣는다는 전제 하로 지금부터 내 유언을 말할게요. 어차피 죽을 사람이니까 웬만하면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이미 그렇겠지만 내 기관실장 자리는 킨저에게 주세요. 작고 말이 없을 뿐이지 나만큼 똑똑한 놈이니까 아마 기대에 못 미치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제이라는 아카데미를 무사히 마쳐 줬으면 좋겠는데, 레드셔츠를 입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그게 아니어도 그 애는 어디 가든지 잘 할 거라고 믿어요. 캐롤, 부탁이니까 제네시스 프로젝트에 복귀해요. 그게 얼마나 중요한 프로젝트인지 알 테고, 유능한 당신이 꼭 필요하다는 것도 알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체콥, 그만 울어. 술 끊고. 아, 내 쿼터에 남겨 놓은 물건들 중에 내가 새롭게 연구하던 논문들이 있을 거니까, 그건 체콥이 가져야 할 거예요. 그 애는 천재니까 잘 활용하겠죠. 어.. 그리고 본즈, 체콥 라커에서 술 좀 그만 빼먹어요. 물론 나도 공범이긴 한데, 나 없다고 내 몫까지 퍼먹을 생각 마시고. 의사 선생이 오히려 건강을 더 안 챙기는 거 알고 있어요? 우후라에겐, 제발 스팍이랑 그만 좀 싸워요. 어차피 매번 화해할 거 왜 그렇게 싸우는지 몰라. 내가 살아보니까 그런 거 의미 없더라고. 자존심 밑에 남는 건 후회뿐이에요. 경험자 얘기니까 잘 세겨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스팍, 가끔은 이성을 좀 버리지 그래요. 적어도 애인한테 만큼은. 그럼 싸우는 횟수도 훨씬 줄어들 테니까요. 솔직해지라고요. 그리고 술루. 벤이랑 드모라랑 아주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어요. 내 '그녀'도 잘 다뤄주길 바라고요. 아시다시피 당신 가족처럼 나한테도 그녀가 내 가족이었으니까. 그 외에 나와 함께해주었던 모든 사람들, 그동안 고마웠어요. 정말. 진심으로.


마지막으로 커크, 아니 짐. 마지막으로 나와 대화하고 싶다고 했었죠.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텐데, 듣지 못하게 되서 미안해요. 그런데 있잖아, 그거 알아요? 당신이 그렇게 괴로워하는 거 솔직히 이해 안 돼요. 그저- 아니다, 아니지. 이제 와서 그런 게 무슨 소용이람. 후우- 간단하게 말할게요. 잊어요. 그냥. 하루 해프닝이다 치고. 솔직히 나는 아무런 느낌이 없거든요. 뭐.. 이렇게 되서 섭섭하다거나 안타깝다거나 아니면... 솔직히 기억도 안 난단 말이에요. 그냥 난 미안해요. 당신이랑 같을 수 없어서. 이렇게 마지막이 된 마당에서 잔인하게 구는 거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진심이니까 들어줘요. 짐, 나는 당신이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당신과 똑같은 무게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그건 내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살아있었다고 해도, 그건 내가 아니었을 거예요. 미안해요. 다시 그 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내 대답은 NO예요.


아- 말이 좀 길어졌네요. 제대로 전송이나 될까 모르겠네... 어쨌든, 여기서 마칠게요. 그리고 아문족의 모든 데이터는 이 메세지와 함께 전송합니다. 부디, 쓸 데 없는 곳에 쓰이지 않길 바래요. 본의 아니게 누군가의 권력 부풀리기에 동참하게 되는 거, 더는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럼, 모두 건강해요. 즐거웠습니다. 스콧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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